우리의 경제에서는 재화와 서비스가 계속 생산되고 있다. 여기서 생산은 한 경제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생산요소들이 시장기구를 통해 결합되고 이루어진다. 노동, 자본 등의 생산요소가 결합하는 생산과정을 통해 생산물이 산출되고, 이 생산물이 다시 소비되거나 투자되어 생산요소를 재생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생산과정을 거친 생산물 가운데 많은 부분은 소비재(consumption goods)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다. 그러나 생산물 가운데는 소비재로 소비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철로 예를 들면, 생산된 철 가운데 일부분은 자동차, 철제가구, 칼과 같은 여러 가지 소비재로 변형되어 소비자 손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소비재가 아닌 기계, 공장, 철도레일 등을 생산하는 데 투입된다. 이것들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데, 이러한 성격의 재화를 자본재(capital goods)라고 한다.

자본재란 자본이라는 생산요소가 되는 재화를 말한다. 자본재는 비록 직접 소비되는 재화는 아니지만, 이들도 생산과정에서 점점 마모되어 결국은 완전히 소진되거나 폐기되고 만다. 자본재는 기업의 생산요소이므로 기업은 지속적으로 이것을 수리하고, 마모되면 대체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업의 생산능력은 항상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자본재도 소비재와 마찬가지로 생산물의 최종적인 종착지가 될 수 있다.
이때 자본재와 구별되어야 할 것으로 중간재(intermediate goods)가 있다. 중간재란 최종 생산재, 즉 소비재나 자본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원료나 부속품과 같이 중간에 소요되는 재화를 말한다. 이를테면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부속으로 들어가는 타이어, 볼트, 너트 등은 중간재이다.
이렇게 기업이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재를 구입한느 것을 투자(invest-ment : I)라 한다. 투자는 다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생산과정에서 소모된 부분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투자(replacement investment)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재를 증가시키는 순투자(net investment)이다. 즉, 총투자(gross investment)는 대체투자와 순투자의 합이 된다. 따라서 자본재의 신규증가액(즉, 투자총액)이 생산과정에서 소모된 기존 자본을 초과한다면, 그 초과분이 순투자이고 그만큼 자본재의 양이 증가한다.
모든 국가경제는 소비와 투자 간의 선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한다. 여기서 저축이 모두 투자가 된다고 하면, 투자는 미래소비를 위해 현재소비를 희생하는 행위이다. 둘째, 국가경제의 운행은 스스로 다시 새로워지고 스스로를 키워가는 순환적 성격을 띤다. 인간은 소비를 통해서 스스로를 유지 또는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건들을 충족시키고, 다음번의 생산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한다. 또한 투자는 소모된 자본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자본으로 축적되어 국가경제를 유지 또는 확장시킨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생산물과 생산요소 순환의 이면에는 반대방향으로 진행되는 화폐의 흐름이 있다. 생산물이 처분되는 이면에는 그 생산물을 구입하기 위한 화폐의 지출이 있고, 생산요소가 생산과정에 참여할 때도 그 생산요소에 대한 대가로 화폐가 지불된다. 생산물에 대한 화폐의 지출은 기업의 판매수입이 되고, 생산요소에 대한 화폐의 지출은 가계의 소득이 된다. 이처럼 국가경제에서 일어나는 화폐소득과 지출의 순환과정을 국민소득 순환(circular flow of national income)이라고 한다.
국민소득 순환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하여 가계부문(household sector)과 기업부문(business sector)만이 존재하는 단순한 국민소득순환모형을 설정한다. 이 국가경제에서 가계부문은 모든 생산요소를 보유하며 그 생산요소를 기업에 판매하고, 기업은 가계부문으로부터 구입한 생산요소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여 가계부문에 판매한다. 가계부문은 생산요소를 기업부문에 판매해서 얻은 소득으로 기업이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한다. 그리고 기업은 재화와 서비스의 판매수입으로 가계부문에서 생산요소를 구입하는 비용인 임금, 지대, 이자, 이윤을 지불한다.
생산물시장에서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가계의 수요와 기업의 공급이 만나서 생산물 수량과 가격이 결정되며, 이곳에서 가계는 재화와 서비스를 얻고 기업은 그 판매수입을 얻는다. 한편 요소시장에서는 노동·토지·자본·기업활동 등의 생산요소에 대한 기업의 수요와 가계의 공급이 만나서 요소가격과 고용량이 결정되며, 기업은 생산요소를, 가계는 그 대가인 소득을 얻게 된다. 기업은 생산물의 판매수입으로 요소소득을 지불하며, 가계는 기업으로부터 얻은 소득을 통해서 생산물을 구매하는 순환적인 관계에 있다.
한편 가계는 보통 소득의 전부를 소비하지는 않는데, 소득가운데 소비되지 않은 부분을 저축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축은 단순히 소득에서 소비를 공제한 액수이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의 일정 기간 소득이 1,000만 원인데 소비가 800만 원이라면 저축은 200만 원이다. 이러한 저축은 소득 가운데 소비하지 않은 부분이므로 소득순환으로부터의 누출이다. 저축은 생산물에 대한 구매의 형태로 지출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그 액수만큼 기업의 판매수입이 감소하고, 결국 다음 단계의 생산요소 구매도 줄어든다.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도 그들의 이윤을 모두 배당하지 않고 그 일부를 기업내부에 유보하는 방식으로 저축을 한다. 이 사내유보분을 새로운 기계 구입이나 공장건설 등 투자에 사용하면 소득순환으로 되돌아오겠지만, 장래에 대비하여 그대로 둔다면 소득순환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투자자금이 저축으로부터 공급되지만, 저축과 투자는 그 결정주체가 다르고 동기 또한 다르다. 더구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저축과 투자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고,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중개를 통해 연결된다. 이렇게 누출인 저축과 주입인 투자는 대부분 화폐 및 금융시장을 통해 연결되어 이루어진다. 가계의 잉여자금인 저축은 화폐 및 금융시장에서 은행차입, 주식 및 채권발행을 통해 기업에 제공된다. 그리고 기업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하여 마련한 자본재로 생산활동을 함으로써 국민소득의 순환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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